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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눈을 떴을 때만 해도 '어차피 오늘도 내일도 내일모레도 앞으로도 쭉~~ 살잡이 생활일 테니, 크게 다를 바 없는 하루겠구나..'라고 생각하고 덤덤했는데 졸업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은 느낌이 정말.. 정말로 묘하네요. 앞으로 꾸준히 해 나갈 것을 생각하면 그저 덤덤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가슴 한켠이 뻐근할 정도로 뿌듯합니다.
우선 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대장님께 너무나 감사드려요. 건강한 습관, 건강한 생각을 가지게 된 것, 절대 이겨내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순간들마다, 제 안에서 저도 몰랐던 긍정적인 생각을 발견하고, 이겨낼 수 있었던 것, 또 이렇게 예쁜 몸 가지게 된 것.. 전부 다 대장님이 이끌어 주셨기에 가능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 나약함으로 인한 어김도 있었고, 목표체중도 완벽히 달성하지 못했기에 완자방은 당연히 들어갈 수 없을 거라 여겨 홀로서기를 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자격 미달인 제게 완자방 문을 열어 주셔서.. 아직도 믿기질 않고.. 또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1~2년은 제가 계속 살잡이 막내자리 예약이라, 후배님들이라고 부르기 참으로 민망하지만ㅎㅎ 완자방에서 저도 잘 이겨나가면서 다지고, 새롭게 시작하시는 분들 제가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돕겠습니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아무도 제가 살이 찔 거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지요. 여느 꼬마들처럼 엉덩이 가볍고, 뛰어놀기 좋아해서 건강하고 마른 몸을 가지고 있었어요. 엄마 말씀에 따르면, 꼬마들 중에서도 눈에 띌 정도로 건강하고 날씬했다고 하네요. 먹는 것도 편식 없이 늘 남기지 않고 싹싹 잘 먹었지요. 다만 키는 반에서 3~4번째로 작았답니다. (신년회 때 절 보신 분들은 믿지 못하시겠지만요ㅎㅎ) 그러다가 중학교 때부터 몸이 망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원하는 고등학교를 가기 위해 빡빡한 공부를 소화하느라 주중에는 늘 잠이 부족했고, 그 결과 주말에는 미친듯이 게을러 져서 13~14시간씩 잠을 자고.. 사춘기를 심하게 겪으면서 감정적으로 우울해지고, 사실 움직일 기회가 있어도 방에 꼭 박혀 쉬기만 했습니다.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기 시작해, 심한 폭식은 아니었지만 다른 아이들보다 1.5~2배정도 먹었고 수시로 집 안에 있는 과일과 빵, 초콜릿을 찾아내 공부하며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먹어치우곤 했습니다. 그렇게 지내는 3년 동안 키는 172cm까지 자랐는데.. 몸무게도 엄청나게 불어났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는.. 매주 체중 변화가 느껴질 정도로 무서운 속도로 찌더군요. 엉덩이, 허벅지, 등 곳곳이 보기 싫게 빨갛게 터졌습니다. 그래도 저는 "대학 가면 다 빠질거야~ 크느라 그런거야~" 하면서 엄마가 좀 움직이라고, 군것질 하지 말라고 하시는 말씀을 듣지 않았어요.
그 상태로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운동 부족과 체력 저하는 더욱 심해졌습니다. 학교에서 기숙사까지 걸어서 1분, 교실 왔다갔다하는 몇 분, 계단 오르내리는 것 몇 번.. 하루에 채 5분도 걷지 않았지요.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는 일주일에 한 번만 교복을 입고 다른 날들은 다 사복을 입었습니다. 물론 다들 학생답게 입었지만, 사복을 입기 시작하니 제가 얼마나 몸이 불었는지 확 느껴지더군요. 남녀 분반이었던 중학교와 달리 같은 반에 남자아이들도 있으니 의식도 되고.. 무엇보다 친구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던지는 소리에 상처를 받았습니다. 성격 좋고 털털한 여자애처럼 굴면 그만이었지만.. "너 뒤에서 보고 학부모님 오신 줄 알았어."라는 말을 들을 때나.. 다른 여자아이들은 무거운 짐 나르는 거 하지 말라고 하면서 저한테는 "넌 왜 안해?"라며 농담을 할 때나.. 웃으면서 대꾸했지만 정말 스스로를 부정해 버리고 싶을 정도로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나름 체중 조절을 시도했지요. 운동은 엄두도 못 냈고.. 먹는 양을 3분의 2로 줄였습니다. 그 결과 3주에 4kg 정도가 내려갔습니다. 물론 하나도 이쁘지 않았지만.. 그 결과는, 모두들 아시겠지만 폭식과 절식의 반복이었고, 결국 처음보다 1kg정도 더 찐 상태가 되었지요. 입시와 공부, 진로에 대한 고민 때문에 나중에는 살에 대해 생각할 겨를도 없어 다시 찌면 쪄라 하는 상태로 남은 고교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때마다 생각한 것이 "대학 붙으면 살부터 뺀다..!!"였지요. 중학교 때 금나나 언니의 '너나 나나 할 수 있다'를 읽고 나서부터는 '뭐 나도 독하게 운동하고 식이조절하면 금방 빼겠네'하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끔찍이도 힘들었던 입시가 끝나자마자, 바로 인터넷을 검색해 살잡이를 찾았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주위에서 "100일은 너무 힘들지 않겠냐, 너는 크면서 찐 거라 구지 그렇게 안 해도 빠진다"고 만류하는데도 깊이 생각 안하고 '힘들어봤자 얼마나 힘들겠어?'하고 하겠다고 해버린 것 같네요. 그렇게 기세 좋~게 시작해서.. 운동의 힘듬을 견디지 못하고 30일째에 좌절해 버렸지요ㅠㅠ 더 이상 못하겠다고 선언해 버린 그 날, 보고글을 쓰고 나서 방에서 눈물샘이 마르도록 울었습니다. '내가 왜 이걸 하겠다고 했을까.. 지금 그만뒀으니까 다시 찌겠지..? 끔찍해.. 그런데 계속 하기엔 너무 힘들어.. 왜 진작 엄마가 운동하라고 할 때 하지 않았을까.. 왜 나는 이것밖에 못할까.. 나는 원래 힘든 걸 못 견디니까.. 나는 영원히 뚱뚱할거야..' 이런 생각 때문에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웠습니다. 지켜보시는 부모님께도.. 정말 불효를 한 것이지요.. 맘을 추스리고 부모님과 상의도 하고, 저 자신과 대화를 계속 해 본 결과..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1월달까지만(50일 정도)이라도 계속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 뒤부터는 어떻게 되든 일단 버티고 보자..! 그렇게 다시 일어섰고, 결국 지금까지 버텨냈네요.
사실 2월 개강 이후로는 정말 인간의 몸이 아닐 것 같다고 생각될 만큼 힘든 순간도 있었지요. 당장 공부에 치여서 눈코 뜰 새도 없는데, 운동도 해야 되는데, 토토단 때라 체력도 너무 부족하고.. 기숙사 생활은 외롭고, 동기들과 선배들은 자꾸 모임을 강요하고.. 그런데 오히려 정신만은 전보다 강했던 것 같습니다. '포기'라는 선택을 염두에 두지 않고, 어떻게든 오늘을 버텨내자, 하루를 살아내자.. 이렇게 했던 것 같아요. 100일을 맞이한 지금은, 뿌듯하기도 하고, 앞으로 어차피 살잡이에 뼈를 묻고 살 거라는 생각에 그저 묵묵하기도 합니다..^^ 사실 곧 있을 중간고사 걱정이 가득하기도 하고요ㅋㅋㅠㅠ
살이 빠지니까 좋아진 점을 자랑해야 하겠죠?ㅎㅎ 전에는 77아니면 입지를 못했는데, 요즘엔 여성 프리사이즈도 이쁜 거 있으면 마음껏 입을 수 있다!! 거울을 볼 때마다 입가에 웃음이 걸린다!! 이제 다들 여성(?) 대접을 해준다!! 위축되지 않고, 상처받지 않고, 난 예쁘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다!! 나보다 이쁘고 날씬한 애들을 봐도, 기분이 나빠지지 않는다!! 제 자신을 사랑하게 됐으니까요ㅎㅎ 이런 것들을 들 수 있겠네요ㅎㅎ 아 그리고..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처음에는 제가 모임에도 잘 안나가고 몸이 힘들다보니 까칠하게 대해서 무뚝뚝하고 날카로운 사람으로 보여졌지요. 그럴 수 있다는 걸 각오하고 있었고, 또 나중에 가면 자연스럽게 오해가 풀릴 거라 생각했기에 그저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었어요. 다지기 이후로는 몸도 한결 편해지고, 맘에 여유도 생기다보니 잘 어울리고 또 제 본연의 성격이 나오고, 또 친해진 몇몇 사람에게는 그간의 솔직한 이야기를 해 주니까, 이제 인간관계도 매우 원만합니당~ㅎㅎ
후기가 너무 길어졌네요. 읽다가 뒤로가기 누른 분이 있으시진 않을까 걱정이..;; 마지막으로 선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인사 드리고 싶어요.. 늘빛님, 습관바꾸기님, 하쿠님, 선인장님, 날씬포에버님, 화이팅님(보내주신 문자 저장 해놓고 지금도 힘들 때마다 열어보고 있답니다), 독한그녀님, 그 외에도 지켜봐주신 많은 분들.. 정말 한분한분 너무나 감사드려요. 그리고 우리 엄마아빠.. 제가 힘든 거 지켜보시면서 맘고생 하셨을텐데.. 늘 기숙사에 번거로운데도 식량배달해 주시고, 힘들다는 울음섞인 투정 다 받아주셔서.. 엄마아빠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고 또 감사합니다.
지나온 100일은 완성이 아니라 '좋은 습관이 내 몸에 들어올 공간을 만들어 준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힘들게 만들어 놓은 공간 다시 잃지 않도록, 비로소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저, 말은 번지르르하게 잘 하면서 사실 꾀도 부리고 그럴지도 몰라요. 그러니 저.. 지켜봐주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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